방콕에는 5-60개가 넘는 한국 식당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더 많은 수의 관광객을 태국에 보내고 있는 (2013년 기준으로 러시아 3위-170만, 한국 5위-120만) 러시아 레스토랑은 방콕에 과연 몇개나 있을까요? 정답은.......
러시아 대표 음식중의 하나인 펠메니 우리의 만두와 거의 유사하다 우리의 국/찌개 문화처럼 수프가 다양한 음식 문화도 반갑다 |
제로(0)!!! 입니다.
한때 포드코바 (Podkova) 라는 레스토랑이 생겼다 사라졌다는 걸 제외하면, 웹 검색에도 거의 안 뜰 정도입니다.
저희가 알기로 현재 그나마 비슷한 음식이라도 하는 곳은...이라고 쓰다가 검색을 해보았더니, 이 레스토랑도 최근에 문을 닫았네요 - 스칸디나비아 음식 + 약간의 러시아 메뉴가 있던 Red Pinn 이라는 레스토랑이었습니다.
한국보다도 더 많은 관광객이 찾는 나라, 러시아의 음식점이 방콕에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첫째는, 러시아 사람들은 방콕보다는 파타야, 푸켓 등 바닷가 여행지를 주로 찾고, 장기거주도 주로 그런 곳에서 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따뜻한 날씨와 바다, 적당한 물가가 태국을 찾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방콕에도 적지 않은 러시아 사람들이 여행 혹은 장기거주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군데의 레스토랑도 없는건 다음 두가지 이유라고 짐작이 됩니다.
한류 등을 타고 외국인에게도 인식이 높아지고 확산일로에 있는 한식에 비해서, 러시아 음식의 인지도는 서구문화에서조차도 상당히 낮다는 점이 제가 관찰한 바입니다. 한식은 여기에서 한국인들뿐 아니라 현지인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찾지만, 러시아 음식을 태국인이나 제3국인이 찾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것이겠죠.
다른 한가지는, 저의 지론에 따르자면, 러시아 사람들이 자국 음식에 대한 '중독'의 정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어쩌다 생각나면 간단히 요리해서 먹고 말면 되는 정도지, 김치나 한식과는 달리 인이 박이는 정도가 상당히 미미하지 않나 싶습니다.
'루'는 음식 먹는 빈도가 한국음식 > 서양음식 > 일식 > 태국음식 순이고, 저를 만난 이후로 러시아 음식을 레스토랑에서 먹은건 딱 한번뿐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이번에 파타야에 바람 쐬러 가서였는데요, 파타야에 가서도 생전 찾지 않던 러시아 음식을 이번에는 일부러 찾아보았습니다. 참고로, 파타야에는 러시아 레스토랑이 많이 있구요, 파타야 South에는 러시안 레스토랑과 바가 들어서 있는 일종의 러시안 스트릿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찾은 레스토랑은 정확히는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간판을 달고 있구요, 두 나라 음식이 겹치는 게 많아서 러시아 레스토랑으로 봐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 이름은 우즈베키스탄 라자티 레스토랑 (Uzbekistan Lazzati Restaurant). 위치는 세컨드 로드 티파니 쇼 건너편에 있는 싸이먼 노천펍 단지길에 있습니다. 레스토랑 위치
우즈베키스탄 라자티 레스토랑 (파타야) - 마침 앉아있던 전형적인(?) 러시안 커플 |
왼쪽이 펠메니 (메뉴에 수프 펠메니밖에 없어서...) 오른쪽이 보르쉬 펠메니는 우리 만두와 거의 유사하고, 보르쉬는 우거지국 맛과 비슷한 쇠고기국 |
저희는, 보르쉬, 펠메니 등 러시아 대표 음식을 시켜봤는데, 비전문가 ('코'), 전문가 ('루')의 입맛에 다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특히, '루'가 보르쉬를 많이 칭찬하네요. (러시아 음식에 대해서는 따로 또 소개할 기회가 있을것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보르쉬 |
코트리얏트 (종류가 여러가지..사진은 갈은 닭 튀김) |
분위기는, 상당히 우즈베키스탄 혹은 CIS적인것 같습니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진품 느낌은 나는거죠^^
아무튼, 위치도 편리하고,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적당하니, 혹시라도 태국/파타야에서 러시아 음식이 궁금한 (왜??? ^^) 분들께는 한번쯤 권하고 싶은 레스토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