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포스팅에도 썼듯이 저희는 우리나라 첫 경기때부터 응원을 나갔었습니다. 그리고, 북한도 참가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남북한 모두 좋은 성적을 내길 기원했었구요.
그런데, 소원하던대로 남북한이 다 좋은 성적을 낸 결과, 결국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었네요.
그냥 좋은 성적을 빌때는 몰랐는데, 막상 남북한이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니 저는 사실 두팀의 격돌에 대해서 다른 어떤 느낌보다 '착잡한 마음'이 가장 앞섭니다.
역사와 정치의 소용돌이속에서 갈라져버린 한 나라가 이렇게 다른 나라로 결승전에서 맞붙어서 제로섬 게임을 해야 하는게 슬프구요, 남이든 북이든 지는 팀 어린 선수들에 대한 애처로운 마음이 상당히 클 것 같습니다.
'루'는 사실 저를 만나기 전까지는 남과 북이 왜 갈라졌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비극의 뒤에 옛 소비에트 유니온과, 미국과, 지금은 너무 낡아 시들어버린듯한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있었다는 걸 알고서는 무척 착잡해 하더군요. 저희 아버님은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든걸 몸소 겪으셨고, '루'는, 시대는 비록 틀리지만, 그 한축의 국가의 구성원이고, 저는 다른 한축인 미국에서 오랜 생활을 했었습니다.
과거를 기준으로 본다면, 오늘날의 '코'와 '루'의 만남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어떻게 보면 상상도 못할 상황인 셈입니다.
저희는 비록 우리의 개인적인 조그만 삶일 뿐이지만, 작은 씨앗이 많이 뿌려져 숲을 이룰 수 있듯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열려있고,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회와 지구촌이 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얘기가 너무 진지 혹은 거창해졌나요? 다시, 축구 얘기로 돌아와서, 저는 승패를 떠나서 남북한이 최선을 다하는 승부, 아름다운 경기, 스포츠의 궁극적인 선이라고 할 수 있는 '겨룸을 통한 소통과 이해'를 성취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두팀이 아닌 한팀으로 멋진 플레이를 펼치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남북한의 결승전이 오늘 오후 6시 (태국시간)로 벌써 다가왔네요.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매 경기가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
일본과의 8강전에 한국 응원석쪽에서 일본 응원석을 본 모습 |
8강 대일전. 이승우 선수의 멋진 2골로 완승. |
경기가 끝나고 선전한 선수들을 축하해주고 있는 한국관중. TV (유튜브)를 캡쳐한 이 화면에 '코'와 '루'가 나옴으로써 두사람의 최초 공동 TV출연의 역사(?)를 이룰 수 있었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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