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재주도 없었고, 연습도 너무 싫어해서 오히려 바이올린 공포증을 키워버린듯 하다. (바이올린이 주가 되는 연주는 아직도 듣기를 거부한다는...) 따라서, 나의 음악에 대한 애정에 바이올린이 기여한 정도는 평가하기가 상당히 애매하다. 음악에 대한 소양을 높여주었을 수는 있으나, '울렁증'을 심어주기도 했으니...^^
나와는 반대로, '루'는 어릴때부터 피아노와 합창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착실히 음악 커리어(?)를 쌓아온 순수파이다. (그녀의 피아노 솜씨는 구소련 체제에서 하드 트레이닝된 연주자들을 연상시킬 정도로 수준급이다. 적어도 내눈엔^^)
아무튼, 비록 연주에 있어선 '음악엘리트'와 '낙제생'의 비교구도가 형성되지만, 음악을 듣는 귀에 있어선 이 '낙제생'이 남다른 재주를 보여주니 세상은 때론 공평해보이기도 한다.
여기 소개하는 재클린 듀프레는 '다발성 경화증' (multiple sclerosis) 라는 희귀병으로 28세가 되기전에 연주활동을 중단해야 했고, 42세 나이에 요절한 비운의 천재 첼로 연주자이다. 바이올린 울럼증을 가진 나는 바이올린보다 따스한 소리를 내는 첼로가 유난히 좋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듀프레가 연주하는 엘가의 첼로 콘체르토 1악장만큼 마력적인 첼로연주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친구나 연인과 같이 앉아서, 어떤 음악이 주는 감성과 매력을, 아무런 말도 필요없이, 같이 느끼고 공유하는 것만큼 뜻깊은 경험도 없는거 같다. 마치 "영혼을 섞는것 같다"고 표현한다면 감정적인 음악애호가의 치기어린 표현일뿐일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