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톤"이라고 썼지만, 사실 사톤 지역이 꽤 넓어서 갈만한데를 다 가보거나 소개하는건 힘들구요, 사톤에서도 제가 살고 있는 동네 주변으로,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가진 곳들을 한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에따스 호텔 근처에 소재한 "짠펜" 레스토랑. 원래는 30년이 넘도록주로 태국인 위주로 알려진 곳이었는데 홍석천씨가 본격적으로 소개한 이후로는 한국여행객이 엄청 많이 보임. '루'의 친정식구들과 단란한 식사....준비중^^ |
요즘은 한글메뉴는 물론 "홍석천이 추천한 메뉴"까지 등장. |
소개기준:
1. 너무 유명하거나 소개가 많이 되지 않은 곳 (예를 들어서, 반얀트리 버티고, 이싼음식점 노스이스트, 태국식중국음식점 짠펜 (Chandrphen) 등은 제가 소개하지 않아도 이미 정보가 넘쳐나는 곳들이죠.. 이곳들은 다 저희 단골집이고 - 집에서 가까운 이유가 큼 - 권장할만한 곳이긴 합니다^^)
2. 너무 비싸지 않은 곳 (예를 들어, 시로코에서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저녁을 한끼 하면 분위기는 "짱"이겠지만, 만밧은 깨질것입니다. 그런 곳은 또 어차피 소개도 잘 되어있구요)
3. 맛은 있지만, 너무 분위기가 허접스러운 곳 (어디 노천 쌀국수가 맛있다면 그걸 찾아가 먹는 재미도 있겠지만, 사실 "레스토랑 소개"라고 하기엔 웬지..)
바깥에 네개 화살표 안쪽이 사톤 지역. 실롬은 별개도 본다면, 가장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은 BTS 수라싹역 근처이겠다. 조금 뒤에 소개되는 "예나캇 로드"는 중간에 대각선으로 되어있는 화살표옆에 선이 그어진 길. |
사톤 지역중에서도 특히 밑에 지도에 표시된 이 지역주 변은 서울과 비교하자면 일종의 한남동 같은 곳입니다. 엄청 많은 나라의 대사관이 이 지역에 소재해있고 (밑에 지도에서는 살짝 벗어나있지만 미국대사관, 일본대사관 등도 이쪽에 소재), 외국인이 많은 지역이지만, 오래된 전통있는 동네로서, 태국인 터줏대감들이 많이 사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예나캇 (Yen Akat) 로드 중간에 소재한 키친 앳 예나캇 (Kitchen@Yenakat) 태국음식 레스토랑 |
그중에서도 좀 특이한 곳이 "예나캇"이라고 불리는 이 골목지역인데요, 골목길임에도 교통량이 만만치 않아서 걷기가 좀 뭐시기한 골목인데, 뜻밖에도 이 별것도 아닌거 같은 골목 여기저기에 괜찮은 레스토랑이 많이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태국 레스토랑인 키친앳 예나캇 (Kitchen @ Yenakat)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예나캇에서도 지류골목에 살짝 숨어있는 레스토랑. 정원에도 많지는 않지만 테이블 몇개 있음. |
일단, 태국 레스토랑중에는 아주 깔끔하고 분위기 있게 잘 꾸며놓았습니다. 치앙마이 님만해민의 이쁜 카페에 비교할 수도 있을거 같아요. 태국 음식점 맛있는 데는 오히려 찾기 쉬울지 몰라도, 이렇게 분위기 좋고 깔끔한 집을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여성들에겐 특히 어필할 장점이네요.
선풍기가 분위기를 살짝 헤치기는 하지만..^^ 어째 실물이 제 허접한 사진보다 더 좋았던걸로 기억되네요 |
분위기뿐 아니라, 음식 프레젠테이션 (식기, 음식 어렌지, 담기 등) 도 예사롭지 않게 훌륭합니다. 레스토랑 분위기에서부터 자그마한 소품까지 예사롭지 않게 정성을 들이고 신경을 썼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맛은 어떨까요? 아주 아주 훌륭합니다. 약간 서양인을 고려한듯한 느낌도 들지만, 태국 원래의 맛이나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까이양 카오니야우 (바베큐 치킨과 찹쌀밥) |
바삭한 튀김안에 쌓인 찹쌀이 식사 내내 식지도 않고,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찹쌀의 조화가 절묘합니다. 코코넛 오일로 구운 치킨도 맛이 일품입니다.
똠염 탈레이 남싸이 (해물 맑은국 똠염) |
'루'는 매워서 손을 못댔지만, 똠염 탈래이 남사이 (해물 맑은 국물 똠염)도 재료가 너무 싱싱하고 튼실해서 정말 맛있습니다. 다음에는 안 맵게 해달라고 해서 '루'도 같이 먹어봐야하겠습니다만, 이 점만 봐도 굳이 외국인 입맛에 맞추려는 의도가 없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랍 무. 이싼식 돼지고기 샐러드라고 불리는데, 그냥 갈은 고기에 가까움. 보통 내장도 같이 갈아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보통 내장은 빼달라고 요청. |
본격적인 이싼 음식 랍 무도 시켜봤습니다. 갈은 고기도 맛있지만, 같이 나온 야채가 너무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알고보니, 이싼 지역에 자기네 농장이 있어서 거기서 직접 날라오는 쌀과 야채이더군요.
밥도 건강식 브라운 라이스로 |
이 정도면, 꼭 식사위주가 아니라, 저녁때 맥주나 와인 한잔 하러 와도 되겠다 싶어서 술값을 확인해봤더니,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음식값도 이 정도면 "비싸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유럽산 수입 맥주 한병에 175밧 |
가격 참고삼아 찍어본 메뉴판. 채식과 Vegan 요리도 많아서 40 종류 가까이 되는듯 함. |
서비스도 상당히 친절하고 트레이닝이 잘 되어있는걸 알 수 있습니다.
웃으며 사진에 응해준 우리를 써빙해준 스탭 |
흥미로운 사실은, 2층에도 방처럼 3개로 나뉜 공간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은 식사손님을 받기도 하지만, 하루 350밧에 쉐어드 오피스 공간으로 쓸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10-5시까지 쓸수 있고, 점심까지 포함되어있는 가격입니다. 나쁘지 않은 가격이죠? 조용하고, 분위기는 정말 좋은 편입니다.
2층엔 이런 별개의 공간 세개가 있어서, 쉐어드 오피스로 쓸 수 있다. |
이곳의 단점이라면, 찾기 그닥 쉽지 않은 위치와, 주차문제일거 같네요. 레스토랑 골목길 한쪽켠으로 주욱 골목주차가 가능하긴 한데, 요즘 한국이나 태국이나 전용주차장 갖춰져있지 않은 곳은 아무래도 좀 꺼려지죠.
골목주차가 유일한 단점이랄까... |
이곳은 자차가 아니면 사실 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택시를 타고 목표지점으로 설명할만한 곳도 딱히 없고, 지하철역에서는 걸어서 20분 거리 정도 되려나요? "사톤 쏘이 예나캇"은 택시 기사들이 알아들을터이므로, 거기로 가자고 하고 구글맵을 작동시키는 방법 정도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암튼, 저희 블로그에서 음식점 소개는 드문편인데, 오랜만에 5-6박자가 다 완벽하게 갖추어진 태국 음식점이 있어서 소개해 드립니다. 가기에 편한 위치는 아니지만,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면 한번쯤은 일부러라도 찾아가보시길 권장합니다! Bon Appe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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