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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25, 2014

방콕의 주말

태사랑에 애나 호텔 방문기를 올리고 블로그 링크를 걸었더니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있네요. 다들 즐겁게 읽고 성원해주시리라 믿고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꾸벅~

사실 저는 일종의 온라인 소심증이라 어디 글 올리거나 댓글 다는거조차도 소심해서 잘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 사람이 우리 커플의 생활을 블로그로 올리게까지 되었으니, 결과는 차치하고, 하는 짓만으로는 마치 '개천에서 용 난'꼴이 되어버렸는데요, 댓글로도 성원과 함께 블로그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방콕에 여행을 오시는 분들이야 모든게 참신하고 재미있는게 당연하겠지만, 저희 같이 여기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닥 할게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 거주한지가 오래되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한국이 할게 훨씬 더 많은거 같네요.

The Pintsman at Silom



지난 주말에는 영화, 간단한 쇼핑, 저녁식사, 실롬에 있는 The Pintsman 이라는 펍에서 간단히 맥주 마시기 등 아주 평이한 토-일을 보냈습니다. The Pintsman 은 실롬의 선남선녀들이 제법 오는 듯 한데, 깔끔하고 모던한 아이리쉬 펍 분위기이고, 첫번째 밴드는 나쁘지 않았던 듯 하네요. 손님인지 전문댄서인지 모를 분들이 프로 티가 확 나는 댄스도 멋지게 추어주시고... 


메뉴에서 제가 고른 맥주가 두가지나 없다고 하길래, 난생 처음 라오스 맥주 Beer Lao 를 시도해 봤습니다. 저는 사실 Chang 이니 싱하니 하는 태국맥주나 타이거 같은 싱가폴 맥주의 팬은 아닌데, 라오 맥주는 이날 입에 아주 잘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주말 (금-토) 에는 "Thailand Happiness" 거리 축제가 라차프라송 (게이손 플라자와 센트럴 월드 백화점이 있는 지역) 에서 도로를 차단하고 열린다고 하네요. 군부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국민들에게 '행복'을 '돌려주려고' 애를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갖가지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거 같으니까,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코'와 '루'는 사람들에 치이는 걸 싫어해서 고민중이구요..



방사이 골프장 (아유타야)

방콕의 주말엔 또한 골프를 뺄 수가 없겠죠 (골퍼에겐). 한국보다는 많이 싸고, 수준도 나쁘지 않고, 가까이 갈데가 많아서 골프 환경은 최고입니다. '루'는 아직 배우는 중이고, 같이 가면 '코'의 골프카트 운짱 노릇을 합니다^^ 그래도, 러시아인들의 기질이 워낙 공원산책 같은 걸 좋아하고, 여름환경의 자연을 좋아해서 (러시아는 여름이 워낙 짧으니까) 골프를 안 치고도 행복해합니다. 일요일엔 골프장 나들이나 해야겠습니다.


저희 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 행복한 주말 되세요~~

Wednesday, July 23, 2014

초기 이주 한인의 고달픈 역사가 담긴 음식 '코리언 캐롯'

지난번에 '도시락'에 얽힌 음식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닌 한국-러시아 음식의 사연을 소개할까 한다. 

1년전 '루'와 내가 처음 데이트를 시작했을 즈음, '루'에게 한국음식은 몹시 생경한 음식이었고, 한식당에서 몇가지 좋아하는 메뉴는 생겼으되, 김치는 아직도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김치와 조금은 익숙해져가던 어느 날, 나에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Ko, 자기 코리안 캐롯은 안 좋아해?”

“코리안 캐롯이 모야? 난 뭔지 몰겠는데..?”

“뭥미$%&^??! 코리언이 그걸 왜 못 먹어봤어??” 

“못 먹어본게 아니라 그게 뭔지도 모르겠다니까!”

그래서 또 각자 영문도 모르는채 인터넷 검색이 시작되었다. 사연인즉슨 이랬다.

러시아에 한국이민은 186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한반도에 가까운 지역 (극동지역)에서부터 정착하기 시작했을터인데,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거의 한인 전체 인구에 해당되는 20만명 가까이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된다.

토양이 틀린 그 지역에서 배추나 갖가지 김치 재료를 구해서 김치를 만든다는 건 꿈에 가까운 얘기였고, 그나마 손쉽게 구해지는 재료를 가지고 김치대용 요리를 만들어낸게 Korean Carrot인 셈이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고, 그리 다양치 않은 러시아인의 야채 식단에 색다른 풍미를 더하며, 그들의 음식으로 정착하게 된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듣보잡 '코리언 캐롯'이라는 음식이 러시아에서 인기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듯이, 러시안인들은 반대로, 한국인들이 'Korean Carrot'이라는 음식을 모른다는 사실에 거의 경악을 한다. “코리아”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이 요리가 한국의 대표음식일거라는 생각을 너무나 당연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글을 보았더니, 피자를 즐겨먹던 사람이 이태리를 갔더니 막상 아무도 피자를 모르는 황당한 상황과 비교해보라고 했는데, 걸맞는 비교이다^^)


그 이후로 ‘루’는 ‘코리언 캐롯’요리를 한번 해줄거라고 벼르고 있는데, 그날이 올때까지 그 맛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을 터이다. 

채를 쓴 당근에 마늘, 향채, 후추, 식초, 설탕과 야채오일을 섞어서 양념을 한다는 이 요리가 척박한 중앙아시아 거주 한인들의 손에서 태어나고, 현대 한 평범한 한국인의 식단에 오르기까지 근 70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꼬창 여행기 (Koh Chang)

KoRu

꼬창은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차로 한 네시간반, 그리고 배로 한 30분 들어가야 하는 섬이다. (쉬는 시간, 배 기다리는 시간 등등 해서 가는 시간 총6시간 이상은 잡아야 함)

태국에서 푸켓 다음으로 두번째로 큰 섬이라고 하는데, 푸켓에 비하면 한참 늦은 80년대 들어서야 개발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한적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섬이다. '코'와 '루'의 가고싶은 여행지 순위에서 꼬창이 계속 밀려왔던 이유는 "뭐 별로 볼거 없는 섬 아니야?" 라는 의구심을 항상 가져왔기 때문이다.

연조와 역사가 깊은 섬으로 주변에 갈 데도 많은 푸켓,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떠오른 사무이, 방콕에서 가까우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꼬 싸멧 등에 비교했을때, 꼬창은 특별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뜨랏에서 꼬창 가는 선착장  (뒤에 보이는 섬이 꼬창)




이번 '코'와 '루'의 꼬창 여행은 대만족 그 자체였다고나 할까... .

의외였다!!




KoRu
파타야 인근의 한 골프장


우선,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차로 5시간 넘게 걸리고 배를 한 시간은 잡아줘야 한다' 모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 드라이브 하는 시간은 4시간 안 걸리고, 배 타는 시간은 30분 이내. 게다가 지난 끄라비 여행때 장시간 운전으로 시껍했던 우리는 가는 날은 아예 여유롭게 골프 한번 치고, 중간쯤 되는 라용에서 일박을 하고 감으로써 생각보다 피로감이 전혀 없는 여행이었다.


카이배 전망대 (Kai Bae View Point) 에서

둘째는, 날씨. 첫째날은 맑음-흐림 반복. 둘째날은 맑음-흐림-비의 오락가락. 세째날은 비. 어느 한가지만 있었으면 오히려 심심했을지도..녹음이 짙은 산에 비구름이 항상 걸려있는 듯한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KoRu
Aana Hotel의 Sunset Beach에서 포즈를 잡아주신 '루'

세째는, 섬의 고젓한 분위기. 다른 유명 섬이나 해변가에 비해서 꼬창은 수줍은 시골 처녀 총각 같은 느낌이 든다. 마치 그곳에 다소곳이 자리잡고 우리를 반기기라도 하듯.. 섹시한 모습으로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푸켓이나 끄라비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비수기 (5-10월 우기)라 더욱 조용한 꼬창


건물동과 빌라가 섞인 애나 호텔 전경

네째는 마지막날 묵었던 Aana Hotel.

우리의 일정이 휴일의 마지막날까지 꽉 채우게 된 이유가 Aana Hotel의 Top View Villa 에 묵기 위해서였는데 (그날만 방 잡기가 가능했으므로), 정말 신의 한수였다는데 '코'와 '루'는 한마음을 이루었다^^

이 Aana Hotel ("애~나" 라고 발음한다고..발음이 좀 이상한가?)에 대해서는 좀 더 설명할만한 가치가 있다.



저녁무렵 창문으로 내다 본 전경 - 바다로 흘러나가는 강, 그 끝에 해변과 바다가 보인다

이 호텔은 섬의 해변가에 위치한 일반적인 고급 호텔들과는 달리, 강변을 낀 위치에 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강과 바다가 만나는 즈음에 위치해 있고,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카약을 저어 200미터 정도 바다쪽으로 나가면 호텔에 딸린 해변에 도착하게 된다

처음에는 "와우!" 하다가도 곧 무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코앞 해변 세팅보다 훨씬 더 운치도 있고, 재미도 있는 참신한 세팅이다!
강물도 아주 맑은 물이어서 저녁때에는 무료 반딧불 체험 관광이 제공되는데, 우리가 간 날은 비가 와서 아쉽게도 취소가 되었다.


호텔 단지 전체의 구성이 자연과 조화가 잘 되어지도록 설계 되어진거 같고, 두군데인 풀장, 식당, 스파 시설등도 독특하게 잘 자리잡고 있다. 그런 전체적인 요소들이 만족스러운 것도 중요했지만, 백미는 우리가 묵었던 방이다.


3층짜리 건물의 가장 위층에 독립된 유닛으로 되어있는 Top View Villa 이다. 침실은 원통형 구조에 높은 천장과 팬을 갖춰서 여유로운 느낌을 주었고, 강과 바다쪽으로는 난 통유리 전망은 여행이나 호텔 꽤나 다녀봤다는 나도 처음 겪어보는 독특한 전망을 제공했다.

"와우!!"


전망 좋은 동그란 방   오른쪽엔 발코니


널찍한 발코니에는 자쿠지가 있어서 강과 바다를 내려다보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낼 수가 있다. 뒤에는 산, 옆에는 강, 앞에는 바다, 위에는 하늘.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 느낌.

카약을 탔다가, 해변에서 놀다가, 호텔풀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방에서 자쿠지를 하다가, 내 분신처럼 따라다니는 휴대용 스피커를 통해서 음악을 듣다가,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방에서 와인 한잔을 하다가..'루'와 나는 삶의 대한 지극한 고마움을 느껴본다. '그래, 인생이 때론 우릴 힘들게 할지라도, 이런 순간을 잊지 말고, 이런 순간을 추구하는 걸 잊지말자.' 기억과 희망.



그렇다고 방이 엄청 비싸다거나, 그 호텔에서 누린 것들이 무슨 럭셔리 필의 것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누린 호사는 그 어떤 럭셔리라 할지라도 쉽게 줄 수 없는 것이었다.



후기1: Top View 유닛이 호텔내에 두개밖에 없지 않나 하는 짐작이다. (비슷한 유닛이 나란히 두개가 있으니까). 그런데, 우리 옆쪽으로 본 유닛은 우리가 묵었던 방과 같은 전망이나 느낌이 안 나오리라고 본다. 우리 방이 제일 끝에 유닛이므로 강도 바로 옆에 보이고, 바다쪽으로도 뚤린 전망이었지만, 거긴 그렇지 않을듯. 아무튼,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자극 받아서 갈 분들을 위해서 방번호를 챙겨 드린다. 꼭 704호로 예약하시기 바란다^^


후기2: '코'와 '루'는 이번 여행이 꽤나 인상적이었나보다. 8월중순 태국의 연휴때 꼬창으로 한번 더 나들이를 가기로 한다. 이번엔 론리비치에서 시간을 더 보내지 않을까 싶다.


후기3: 애나 호텔 비치에 모기처럼 사람 피를 빠는 파리가 있다고 어디서 읽었었는데, 실제로 우리가 그 희생양이 되어버렸다. '루'는 그래도 참을만한 모양인데, 나는 모기 문 것보다 더 크게 부어오르고, 더 간지럽고, 일주일이 넘도록 별 차도가 없다. (마침내 연고로 치료)

후기4: Aana에 머무를 때 한국에서 놀러 온 커플과 우연히 말을 트게 됐다. 무척 예의바르고 잘 어울리는 멋진 커플이었고, 밤에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방으로 귀한 유럽 맥주까지 딜리버리를 해줘서 무척 고마왔다. '코'와 '루'도 와인을 한잔 하고 있던 차라 와인 자리에 초대를 했는데, 굳이 맥주만 주고 돌아가더라는.. 언젠가 쓸 기회가 있겠지만, 외국에서 한국사람들끼리 만났을 때의 '대처방안'(?) 이라는게 참 쉽지 않다. 친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얼만큼 친해야 하는지 등등. 여기에 대해서 나만의 '철학'이 생긴게 있는데 다음 기회에 내 생각을 나눠볼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엑스트라: 꼬창에 괜찮은 호텔들 블로그글 1
엑스트라: 꼬창의 괜찮은 호텔들 블로그글 2